오늘은 어버이 주일이다. 어버이는 하나님 다음으로 우리가 사랑해야 할 분이다. 하나님이 어버이를 통해 우리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시고, 헌신적 사랑과 희생을 통해 우리를 길러주셨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를 뜻하는 ‘마처세대’는 은퇴 후에도 노부모의 병원비를 감당하고 자녀 뒷바라지까지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이 우리 어르신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잘 지켜야 할 중대한 책임을 떠맡는다. 십계명에서 다루는 본질적 문제는 관계성이다. 신앙생활에서도 관계는 정말 중요하며, 사랑이 관계의 핵심이다. 하나님은 먼저 2절 말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고 선포하신다. 출애굽 사건과 계명의 수여는 불가분의 관계다. 하나님의 일방적 은혜로 그분의 백성이 된 이들은 이제 하나님의 계명을 지켜야 하며, 하나님의 계명을 떠나선 그분의 백성다운 삶은 불가능하다.
부모 공경의 계명은 적극적 명령이다. 십계명 안에는 공경 받을 만한 부모의 자격을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부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부모의 자격 유무가 공경을 결정하는 게 결코 아니며,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분이라 공경하는 것이다. ‘공경하다’는 기본적으로 ‘무게를 두다’ 혹은 ‘존경하다’는 뜻으로, 마치 하나님을 대하듯 부모를 대하라는 의미다. 자녀는 부모님을 온 마음 다해 존경하고 그 가르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순종은 공경에서 나오는 실천적 행동으로,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고 따르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부모님의 필요에 민감해야 한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부모님의 필요를 자식들이 채워드려야 한다. 성경은 부모를 치는 자(출 21:15), 저주하는 자(레 20:9), 경홀히 여기는 자(신 27:16)를 향해 ‘반드시 죽일지니라(레 20:9)’ 혹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6)’는 무서운 경고를 한다. 신약 시대 바리새인들은 ‘고르반(하나님께 예물이 되었다)’이란 전통을 내세워 부모 공경의 의무를 회피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고 만다. 예수님은 이런 외식하는 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신다(마 15:4-6, 7-9).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유일한 절대 최고 기준이며, 인간의 전통보다 앞서야 한다.
부모 공경은 포기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명이다.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는 말처럼 효도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때를 놓치면 틀림없이 후회하게 된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고 효를 다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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